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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ywoman

개미, 사슴, 달팽이, 두더지 그리고 쥐

by ㅅEOULㅁAM 2020. 7. 20.

미국에서 아파트 살 때는 몰랐는데 House로 이사 오면서 많은 동물과 전쟁을 시작했다.

 

처음에 이사오니  작은 방에 개미가 줄을 지어 다닌다. 둘째는 워낙 과자, 사탕 등을 좋아해 일 년 내내 할로윈이나 밸런타인데이에 받은 사탕을 옷장 속에 꽁꽁 숨겨두고 아껴먹는 아이였는데, 개미떼의 출몰로 그녀는 모든 것을 쓰레기통에 버려야 했다. 소독하러 오신 분이 개미의 원인이 이전 집주인이 고양이를 길렀는데 고양이 화장실 펠렛 바구니가 아이방 옆 화장실에 두어서 개미가 생긴 것 같단다. 개미들이 그 고양이 펠렛을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

 

다음은 두더지의 기습이었다. House의 로망은 싱싱하고 푸른 잔디가 아닐까?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잔디에 한 군데 두 군데  흙 봉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게 뭔지 몰랐다. 다음날이 되면 또 한 덩이, 그 다음날은 두 개의 흙더미... 그사이 예쁜 잔디는 망가져갔다. 그런데, 하우스 초보는 그때도 몰랐다. 그게 누구의 짓인지.. 그리고.. 어느 날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범인은 두더지였다. 헉!! 이 집에는 두더지가 산다. 아마존에서 두더지를 쫓아내는 (나는 결코 생포하고 싶지 않았다.) 진동 스틱을 구입해서 잔디 곳곳에 꽂고 두더지가 싫어한다는 가루를 뿌렸다. 꽤 효과적이었지만, 망가진 잔디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시간이 필요했다.

 

마당 있는 집에서 작은 아이의 꿈은 채소밭을 가꾸는 거였다. 이사하느라 여름이 다 가고 있어서 늦은 여름에 고추와 방울토마토 모종을 딱 4개만 사서 텃밭(Vestiable Beds)에 심었다. 물도 열심히 주고 쌀뜨물도 거름도 매일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우리는 누군가가 야무지게 모든 모종의 줄기를 똑똑 끊어먹은걸 발견하게 된다. 사슴이었다. 이따금 뒷마당 나타나긴 했어도 텃밭에 입을 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날 저녁, 울먹이는 둘째를 데리고 홈디포(The Home Depot)에 가서 그물을 구입해 텃밭에 씌웠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그해 야무지게 줄기가 끊어진 토마토와 고추는 다시는 자라지 않았다.

 

 

금년 봄이 되고 농사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사슴으로부터 우리 농작물을 사수하는 것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홈디포(Home  Depot)에 가는 것이 자유롭지 않아 아마존에서 텃밭에 딱 맞는 작은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낮에는 비닐을 열어줘야 해서 그물망도 이중으로 설치했다. 우리는 완벽했다. 그런 줄 알았다. 처음에는... 딸기가 연두색으로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아침에 텃밭에 가보면 딸기 잎사귀에 구멍이 뽕뽕 뚫려있다. 도대체 얼마나 식성이 좋은지 사슴 못지않다. 마침내 딸기가 빨갛게 익어 갔다. 둘째 아이는 빨간 딸기를 수확할 생각에 신이 났다. 그런데 맛있게 익어서 수확할 만 하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먼저 딸기을 맛보고 커다란 구멍을 내어 버렸다. 이번엔 달팽이였다. 달팽이에게 번번이 딸기 수확의 선수를 뺏긴 서러운 둘째를 위해 나는 결국 딸기 모종을 파서 2층 데크로 갖고 왔다. 물론 그물을 씌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금요일 잠깐 외출을 하고 들어오는데 앞마당에 작지만 뭔가 불길한 감이 오는 시커먼 물체가 있다. 뭐지? 가까이 다가니 길이 5cm 될까 말까 한 새끼 쥐다. 아악!!!! 약을 먹은 걸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차고에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차고 안 접착 쥐덫에 10cm는 넘어 보이는 쥐가 붙어서 죽어있다. 안 움직이니 죽었은 것 같다. 아악!!!!!! 얼른 ORKIN(페스트 컨트롤 서비스 업체)에 전화를 하지만 그때가 벌써 금요일 오후 5시 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상담사는 이미 업무시간이 지났고 테크니션(technician)을 다음 주 화요일이나 보내 줄 수 있다고 한다. 헉! 그럼 나는 저 죽은 쥐들과 5일 동안이나 같이 지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집콕하고 있는데 이제는 이중으로 집 앞과 차고에 있는 쥐 때문에 갇혀버렸다. 제발 ORKIN 아저씨가 월요일이라도 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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