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에서 야생 사슴을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26번 고속도로 진입구 화단에서 사슴 세 마리가 노는 것을 본 적도 있으며, 동네 어귀를 지나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슴에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에는 Skyline을 달리다가 숲에서 도로로 펄쩍 뛰어드는 소만한 사슴에 급정거를 하기도 했다. 아는 지인은 새벽에 아들 운동 연습에 데려다주는데 갑자기 운전석 왼쪽 창문에 사슴 얼굴이 부딪혀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도 했다. 정말이지 사슴때문이라도 포틀랜드에서 안전속도가 필수다.
그러면, 도대체 포틀랜드에 얼마나 많은 야생사슴이 살고 있을까? 포틀랜드의 개체수는 찾을 수가 없고 오리곤 전체의 야생사슴 수는 2015년에서 2017년에는 약 54만 마리였고 2018년과 2019년에 눈이 많이 내리면서 약45만 마리로 줄었다고 한다.
우리 집 뒷마당은 작은 숲을 끼고 있는데 종종 사슴이 찾아온다.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커다란 눈망울로 사람을 빤히 보는 게 이쁘기도 했는데 솔직히 지금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왜냐면 작년에는 사슴 때문에 텃밭 농사가 망했고 올해는 사슴들이 유난히 수국을 따먹는 바람에 예쁜 꽃을 작년만큼 볼 수가 없다. 정말이지 화단의 화초들을 매정하게 똑똑 따먹어버린다.
그런데 우리동네 사슴들은 겁도 없다. 뒷마당에 나가다가 소만한 사슴을 보고 나는 화들짝 놀라는데 사슴은 '왜 그래?' 하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기만 하고 도망도 안 간다. 어떤 날은 아예 몇 시간씩 엎드려 쉬다가 가신다. 정말 어이가 없다.
'Handywom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더지와의 전쟁 (0) | 2020.08.31 |
---|---|
인터넷 모뎀(Modem) 교체 (0) | 2020.08.30 |
개미, 사슴, 달팽이, 두더지 그리고 쥐 (0) | 2020.07.20 |
Gabage Disposal 수리 (0) | 2020.07.04 |
Landscaping lights 설치 (0) | 2020.07.04 |